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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그가 추진했던 정책들도 추진 동력을 잃을 상황에 놓였다.
2022년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연금·의료·교육·노동 4대 개혁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막히거나 무리수 논란에 휩싸이며 동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시장 원리를 강조한 윤석열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를 내세우고, 민간 기업의 산업 경쟁력 회복을 추구했다. 특히 전임 문재인 cofix 금리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빠진 국내 원전 산업이 재기할 수 있도록 일감을 제공하고 정책 지원을 했다. 이는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국가 소멸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으로 출산율을 반등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취임 초기 물가상승률 6%대를 상회하던 고(高)물가 빌라대출 상황도 안정시켰다. 과도한 부동산세제를 완화하고, 대규모 공급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외교적으로는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유산을 남겼다.
다만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분야 개혁을 포함해 다수의 국정 과제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도로 캐비넷으로 들어가게 됐다 은행금리 . 특히 의대 정원 확대로 시작한 의료 개혁은 의정 갈등으로 이어졌고, 국 정부가 손을 들고 물러서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국가 R&D 개혁 역시 2024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15% 가까이 삭감하며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했지만, 구체적인 결실을 얻지는 못했다. 경제 위기 속 추진한 감세 정책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로 돌아왔다 직장인밴드대회 .
윤 전 대통령이 1호 국정브리핑 안건으로 발표한 ‘대왕고래 프로젝트’도 1차 시추가 실패했다. 차기 정부에서 자원 개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개최 준비가 미흡했던 잼버리와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의 아픔은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오점으로는 무리한 계엄 선언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초래한 것 든든학자금 생활비대출 한도 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정 리더십을 상실하고,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도 타격을 입혔다. 이후 탄핵 국면에서 국론 분열과 정치적 양극화를 자극했다는 점도 윤석열 정부의 한계로 기록될 전망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원전 산업 정상화… 24조 규모 체코 원전 수주 성과
윤석열 정부의 공으로는 ‘원전 산업 정상화’가 우선 꼽힌다. 윤석열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자력 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폈다. 2022년 7월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재개가 결정됐고, 지난해 9월 공사가 시작됐다. 또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끝나는 한울 1·2호기 등 원전 10기의 계속운전 절차도 개시됐다. 해외 원전 수주에도 속도를 내면서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미 웨스팅하우스 측이 제기한 지식재산권 분쟁도 한미 협력을 기반으로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 출산율 끌어올린 일·가정 양립 정책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전년(0.72명) 대비 상승했다. 올해도 출생아수가 증가하며 출산율 반등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출생아수는 2만394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6% 증가했다. 1월 기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출산율이 반등한 것에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혼인이 증가한 영향이 크지만, 정부의 출산 지원 정책도 힘을 발휘했다. 육아휴직 확대와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기준 한시 폐지, 부모수당 인상 등 출산 장려 정책을 폈다. 세제도 지원했다. 기업의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기로 하고, 혼인신고를 한 신혼부부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결혼세액공제’도 신설했다.



2023년 4월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메리칸파이'를 열창하고 있다. 옆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한미동맹 강화, 한·일 관계 정상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교는 ‘세일즈 외교’와 ‘한·미·일 관계 개선’ 두 가지로 축약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친중 외교로 서먹해진 한미동맹을 제자리로 돌려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23년 4월 26일 백악관 만찬장에서 윤 전 대통령이 팝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모습은 백미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고위 인사들의 한국에 대해 친근한 인상을 갖게 한 이벤트였다. 외교가에서도 ‘감각적인 문화 외교’였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한일 관계 복원도 윤석열 정부의 공으로 평가된다. 정상간 셔틀 외교를 복원하고, 수출 규제를 해결했다. 개선된 한·미·일 3국 관계는 캠프 데이비드 선언으로 이어졌다.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선언한 최초의 3국 간 공동성명이었다.
◇ 물가 안정 및 부동산세제 정상화
윤 정부 출범 당시 한국은 역대급 고물가의 시기를 걷고 있었다. 취임 두 달 째인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를 찍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정부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농산물 등의 공급을 확대하고, 유류세를 확대하는 등 물가 안정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은행에선 빠르게 긴축적 통화정책을 구사했다. 적극적인 물가 대책으로 2023년 6월부터는 다시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다.
전임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과하게 설정된 부동산 세제를 완화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낮췄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통해 가계의 세 부담을 덜어줬다.
2022년 8월 16일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 270만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폐지하는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이 촉진되도록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2024년 4월 1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상처만 남은 의료 개혁
문제로 지목되는 정책도 여럿이다.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2024년 2월 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발표를 기점으로 촉발한 의정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에 의사단체들은 반발하며 즉각 집단행동에 나섰다. 먼저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집단 이탈했다. 이로 인해 전국 병원에선 수술·입원 연기·취소 사태가 벌어지며 환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탄핵의 핵심 원인인 2024년 12월 3일 계엄 당시 계엄사령부의 1호 포고령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의 복귀 명령’이 담기기도 했다. 의료계에선 당시 윤 대통령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의정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그 피해는 환자의 몫이었다. 치료해줄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 환자가 속출했고, 위중한 암환자들은 수술 일정이 밀렸다. 의정 갈등이 남긴 생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의 정원 원복 약속에 의대생들이 복학하며 학교로 돌아왔지만,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과학계 신뢰 잃은 R&D 개혁
야심차게 추진했던 정부 R&D 사업 개혁은 과학계의 반발만 사다 조기에 종료됐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게 원인이 됐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을 전년대비 14.7% 삭감한 26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2023년 31조1000억원이었던 예산이 1년 만에 4조6000억원 줄었다. R&D 예산이 삭감된 건 1991년 이후 33년 만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과학기술계의 카르텔과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삭감 배경으로 들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사업에 대해서만 예산을 삭감한 게 아니라, 전체 연구과제 예산을 일괄적으로 삭감하면서 과학계의 반발을 샀다. 정부는 1년 뒤 R&D 예산을 대폭 증액했지만, 예산이 삭감된 1년 동안 연구 현장에선 혼란이 컸다. 이 일로 과학계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무리한 감세,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 유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감세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법인세 인하에 주력했다. 윤 정부는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세금 부담을 줄여 민간 기업과 중산 소비층의 소비,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기업 경영 개선에 따른 온기가 내수로 흘러 결국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웠다.
이러한 세제 개편의 결과는 사상 초유의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 사태로 돌아왔다. 2023년에 59조원 규모의 세수펑크가 발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0조원 규모의 세수펑크가 발생했다. 세수 펑크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법인세 수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외국환평형기금 등 목적이 정해진 기금을 끌어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 준비 부실 드러난 잼버리, 부산엑스포는 헛스윙
2023년 여름, 전북 새만금 일대에서 열린 ‘제 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부실한 폭염 대비와 위생 상태로 세계인의 눈총을 샀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 주최 측의 미흡한 준비가 초래한 결과였다. 윤 대통령은 현장 상황이 악화하자 각 부처 장관들을 현장에 긴급 파견했다. 기업의 후원과 연수원 제공 등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진 않았지만, 글로벌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온 한국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가 포부를 안고 도전한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도 아쉬운 결과로 돌아왔다. 2023년 11월 2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22년 7월 ‘부산엑스포 유치위’ 발족 이후 500여일 간 지구를 500바퀴 가까이 돌며 유치전을 나섰지만, 오일머니를 꺾진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2차 결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했지만, 결과는 1라운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몰표를 얻으며 싱겁게 끝났다.
이 외에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 대형 인재가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발생했다.



드릴십 웨스트카펠라에서 가스전 근로자들이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제공


◇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 아직 평가 이른 정책도
1차 시추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동해 심해 가스전,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6월 3일 첫 국정브리핑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동해에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며 동해 가스전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된 1차 탐사 시추에서 가스전이 있을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아직 가스전이 있을 수 있는 유망구조가 6개 남아있다는 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이지만, 차기 정부에서도 이 프로젝트가 계속될진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의 성장 핵심인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청사진을 짠 것도 윤석열 정부다. 메가 클러스터에는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16개의 신규팹이 신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500조원, SK하이닉스 122조원 등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정부의 구상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직 실제적인 성과를 논하긴 이르다는 견해가 많다.
◇ 가장 큰 오점은 ‘계엄 선언’… 나라를 둘로 가르다
윤 전 대통령의 최대 오점은 뭐니뭐니해도 무리한 비상 계엄 선언을 꼽을 수밖에 없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 27분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후 정국은 탄핵 국면으로 흘렀다. 계엄 정국 이후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대외 불확실성 속 정치적 혼돈은 커져만 갔다. 또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탄핵 찬성과 반대로 국론이 극단적으로 분열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불안한 정국에 환율은 치솟았다. 글로벌 통상 전쟁을 진두지휘할 지휘관도 잃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한국에 상호관세 25% 부과 결정을 내리는 동안 양국간 정상급 소통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제 사령탑을 중심으로 이러한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막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결국 한국의 수장 공백은 2개월 더 연장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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