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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도 잘 안 들리고 다리도 시원찮지만, 오늘은 꼭 나왔습니다. 대통령 뽑는 날이잖아요"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이자 농아인의 날인 6월 3일, 투표가 치러진 경북 의성읍 온누리터 앞.
올해 94세인 김문한 씨는 전통스쿠터를 조심스레 몰고 나타났고, 91세 손분남 씨는 유모차형 보조기를 밀며 그의 곁에 섰다.
가족 동행은 않았지만, 의성읍사무소 공무원들을 비롯한 봉사자들이 2층 투표소까지 동행해 엘리베이터로 모시 원리금균등 고, 퇴장까지 정중히 부축했다.
투표를 마친 뒤, 김 씨 부부는 온누리터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오래된 기억을 꺼냈다.
김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한다고 손 흔들며 다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 중앙통엔 빈 점포와 빈집이 너무 많아졌다"며 "선거가 끝나면 규제도 좀 풀고 상인들을 도와 다시 장사라도 금융시장규모 되면 좋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투표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권리니까요. 원하는 사람에게 했습니다. 잘되면 좋겠지요"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말을 건네자 김 씨는 "복지관에 자주 갑니다. 버스도 있고, 모셔도 오고. 기자 얼굴이 낯이 익네요. 복지관에 온 적이 있느냐"고 웃으며 되물었다. 상공인
그리고는 "중앙통이 예전처럼 다시 북적거렸으면 좋겠다"라 소망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선거에 참여한 많은 유권자들의 표심에는 단순한 정당 지지 이상의 지역 변화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담겨 있었다.
전세자금대출 한도 의성읍 온누리터에서 고령 유권자들을 공무원, 위원, 봉사자들이 부축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이날 의성군의 본투표는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21개소 모든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4만5733명 중 목적어 3만727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 1만8708명(40.90%), 본투표, 1만8568명(40.6%)으로, 누적 투표율 81.5%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79.4%)과 경북 평균(78.9%)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신평면(85. 28%), 안사면(84.12%), 점곡면(82.30%), 사곡면(82.23%) 등에서 80%를 넘겼고, 중심지인 의성읍도 76.46%의 높은 참여율을 나타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도 의성군은 경북 22개 시·군 가운데 5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은 '농아인의 날'이기도 했다.
의성군에는 청각장애인 보건복지부등록 기준 1690명, 언어장애인 23명이 거주한다.
이를 고려해 선관위는 영상통화 기반 수어통역 지원 서비스를 투표소에 마련하고, 점자 보조도구, 확대경, 투표안내 리플릿 등도 구비해 투표의 문턱을 낮췄다.
의성군 의성읍 의성여고 제3투표소앞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통화 수어통역 지원 안내문이 입구에 부착돼 있으며, 유권자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본인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현장 투표소 곳곳에는 '투표지 촬영 금지', '훼손 금지', 사퇴 후보자 안내문 등이 명확히 게시돼 정보 접근성 또한 높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연령이나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유모차와 전동차가 함께 멈춘 투표소는, 의성의 유권자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사람들은 소리 없이 들어왔고, 묵묵히 나갔다.
하지만 그 한 표 한 표는 분명한 뜻을 담고 있었다.
고향을 잊지 않은 마음, 그리고 바뀌기를 바라는 소망.
그 조용한 행렬은, 말보다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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