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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씨는 뉴스타파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만류를 거역한 나경원을 떨어뜨리기 위해 자신이 나섰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종인 위원장은 김웅 의원을 당대표로 밀었는데, 김웅 본인이 고사한 상황에서 이준석 후보가 자신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명 씨에게 걸어와서 도움을 주게 됐다고 한다.  
이준석 후보는 지금까지 명 씨로부터 부정한 도움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아이폰 인터넷 주장해왔다. 그러나 명 씨가 이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거짓 주장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스타파는 앞서 이 후보가 명 씨에게 최소 두 번 여론조사를 의뢰한 정황과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사람의 정체를 공개했다. 이어 오늘(15일)은 대납자 배기동 씨(고령군수 출마자)가 이준석 후보와 수차례 만나서 찍은 사진 신용불량자 햇살론 을 공개한다.(관련 기사 : '이준석-대납자' 투샷 사진..."이준석이 고령군수님이라 불러")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하는 관련자들의 진술도 검찰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명태균(좌)씨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우)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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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검찰 진술 "이준석이 당대표 선거 도와달라 먼저 요청"
2021년 6월, 당시 36세였던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대표가 됐다.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한 ‘0선’의 청년 정치인이 나경원, 주호영 등 중진 의원들을 모두 제치고 제1야당 대표에 오른 건 그 자체로 이변이었다. 장학금대출 그러나 당선 과정이 투명했던 것 같진 않다. 
명태균 씨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2021년 5월 이준석 의원으로부터 당대표 선거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자신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을 도왔다는 얘기를 들은 이준석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오세훈 당선으로 검증된 자신의 실력을 이 후보가 이미 안 상태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는 300만원소액대출 취지였다.  
이날 명 씨 진술에 따르면 이준석과 명태균의 첫 대구 회동일은 2021년 5월 12일~13일이다. 

오세훈이 서울시장 되고 나서, 제 이야기를 들은 이준석이 저에게 2021년 5월 9일경 전화로 먼저 연락하여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3~4일쯤 뒤 대구 수성못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이준석을 처음 만났고, 이준석으로부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준석의 당대표 선거를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 - 명태균 피의자신문조서 2회(2024.11.9.)

그러나 이 후보는 2021년 5월 12일 무렵 대구를 찾은 적 자체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해 11월 TV조선이 관련 의혹을 처음 보도했을 때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 5월 9일~15일 기간 본인의 동선이 담긴 GPS 기록을 공유하면서 "해당 기간 중 5월 24일에 대구를 처음 갔다"고 반박했다. 



▲2024년 11월 17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명태균, 이준석 연락 직후 비공표 여론조사 실시
첫 만남 날짜에 대해선 이 후보와 명 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만남 날짜와 별개로 명 씨는 실제로 이준석 당대표 후보의 전화를 받은 직후부터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뉴스타파는 명태균-이준석 통화 사흘 뒤인 2021년 5월 12일부터 6월 11일까지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이준석 관련 여론조사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각 여론조사 설문 문항과 응답자의 전화번호, 연령, 지역, 지지 후보자 등이 담긴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가 담겼다. 
첫 통화 나흘 뒤인 2021년 5월 13일, 미래한국연구소는 '대통령 선거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이날부터 명 씨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질문을 끼워 넣기 시작했다. 이준석의 요청을 받은 뒤 도움을 주기 위한 행위를 명 씨가 실제로 한 것이다. 
이날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3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표 여론조사였다. 조사 방식은 무작위 휴대전화 걸기(RDD) 방식이었으며,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2.0%포인트였다. 조사 결과는 1위 나경원 후보 19.5%  2위 이준석 후보 19.1%였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불과 0.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으로 나왔다. 



▲2021년 5월 13일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 ⓒ뉴스타파


미래한국연구소는 다음 날 곧바로 비공표 조사 때와 똑같은 질문으로 언론 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바로 이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처음으로 꺾고 1위에 오른다. 
머니투데이에 공표된 이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 범위는 ±3.1%였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이준석 후보가 20.4%, 나경원 후보가 15.5%를 기록했다. 
이준석의 도움 요청(5월 9일)→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 여론조사(5월 13일)→미래한국연구소 공표용 여론조사(5월 14일)를 거쳐 '이준석 1위' 돌풍이 시작된 것이다. 
명 씨가 결과보고서를 언론 공개 하루 전에 이준석에게 보내준 사실도 '명태균PC'에서 확인된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어떠한 의뢰도 하지 않았는데, 명 씨가 알아서 조사를 한 뒤 결과보고서를 먼저 보내준 것이란 식의 이 후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2021년 5월 14일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공표 여론조사 보고서. 머니투데이가 보도했다.  ⓒ뉴스타파


이준석 당대표 비공표 여론조사 조작... 1위 나경원 내리고, 2위 이준석 올리고
첫 '이준석 1위' 여론조사 하루 전에 실시된 '이준석-나경원 초박빙' 비공표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1000여 개의 응답완료 샘플이 뒤늦게 임의로 만든 '가짜 샘플'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5월 13일 총결과로우'라는 제목의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 자료에는 응답자의 전화번호와 연령, 지역, 지지 후보자 등 응답 결과 일체가 담겨 있다. 응답자가 설문 문항에 모두 답하면 END, 즉 알파벳 대문자 E가 자동으로 표기되는데 원본 데이터에 E가 표시된 응답자 수는 총 1,277명었다.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 자료 일부. 응답자가 설문 문항에 모두 답하면 END, 즉 알파벳 대문자 E가 자동으로 표기된다. ⓒ뉴스타파


그런데 결과보고서에 적힌 응답자수는 2,318개였다. 1,041명의 유령 샘플을 조작해서 추가한 것이다. 
이준석 후보를 찍은 경기인천 지역의 20대 남성은 응답 완료 리스트에 없었다. 이 후보를 찍은 서울 지역의 30대 남성도 리스트에 없었다. 이런 가짜 유령 샘플을 만들어 이준석 지지율을 높인 것이다.  
조작 전 1,277명 샘플 결괏값은 나경원 22.3%, 이준석 18.8%였다. 그런데 유령 샘플 1,041명을 추가해서 다시 계산하면 나경원 19.5%, 이준석 19.1%가 된다. 오차범위 안 초박빙으로 누가 1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2021년 5월 13일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비공표 여론조사 조작 전과 조작 후 나경원-이준석 지지율 비교표 ⓒ뉴스타파


가짜 샘플 만들어 결과 조작...윤석열-홍준표 때도 똑같은 수법 
응답자 샘플 '뻥튀기'는 명 씨가 '윤석열 1등' 가짜 여론조사를 만들 때도 썼던 수법이었다. 명태균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어 수시로 수치 조작을 지시했다. 

● 강혜경 : 여보세요? ○ 명태균 : 연령별하고 지역별하고 다 맞추고 여성하고 맞춰갖고 곱하기, 그거 한, 해 가지고 한 (응답 샘플을) 2천개 만드세요. -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내용 (2021년 9월 29일)


● 명태균 : 그 다음에 그 TV 토론(문항)은 홍(준표)을 한 4% 빼. ○ 강혜경 : 빼라고요? ● 명태균 : 네. ‘잘 모르겠다' 그 쪽으로 돌려, 더불어민주당 쪽에.-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내용 (2021년 9월 17일)

이 같은 녹음파일이 여럿 존재하지만, 명 씨는 조작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명 씨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내가 왜 여론조사 조작으로 기소가 되지 않았겠냐. 강혜경이 조작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의 주장과는 별개로 뉴스타파가 입수한 '명태균PC'와 검찰 수사기록 등을 종합하면, 이준석 후보는 명 씨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우선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았고, 명 씨가 비공표 여론조사 결괏값을 조작해줬다 ▲이때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건 고령군수 출마 예정자 배기동 씨였는데, 이준석-배기동은 수차례 만남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배 씨를 '고령군수님'이라고 불렀단 진술도 나왔다 ▲이듬해인 2022년 경기도지사 여론조사, 2023년 개혁신당 관련 여론조사도 명 씨가 해줬다 ▲대선 직후 이준석 후보가 성상납 의혹으로 곤궁에 처했을 때도, 명 씨를 통해 대통령 부부에게 구명을 요청했다. 
결론적으로 이준석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보다 훨씬 더 많이 명 씨의 도움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정리한 이준석-명태균 유착 정황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명 씨에게 이준석 후보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물어봤다.
명 씨는 "이준석 후보를 도운 게 아니라 김종인 위원장의 불출마 권고를 무시한 나경원 후보를 떨어뜨린 것"이라면서 자신의 지난해 검찰 진술을 일부 뒤집었다. 다만 나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자신이 선거에 개입한 사실 만큼은 인정했다.
명 씨는 또 "이준석이 알아서 잘한 것"이라면서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은 것처럼 말하면서도 여론조사를 계속 제공한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 자신을 고소한 홍준표 전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입장과는 다르게 이 후보에 대해선 우호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와 대납자 배기동 씨는 뉴스타파의 반론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명태균-이준석 유착 의혹을 뒷받침하는 많은 증거들을 확보했지만, 이준석 후보를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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