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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봉사의 시작이 되다
신현수 대표와 라오스와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로 찾아왔다.
신 대표는 "저는 봉사활동을 전문적으로 한 사람이 아니에요. 시민운동하고 교육·문예 운동을 했었는데 그냥 정말로 순수한 여행으로 라오스를 갔다가 한글학교를 시작하게 됐어요"
몇 년 전 TV에서 인기를 끌었던 '꽃보다 청춘', '꽃보다 누나' 시리즈에서 라오스편이 방영된 것을 보면서 인연이 됐다.
신 대표는 "'한 7~8년 전 '죽기 전에 한번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라오스 얘기도 많이 나오고 순수한 미소가 없어지기 전에중외신약주가
빨리 가자고 해서 학교 선생님들을 모아서 가게 됐어요"면서 "당시 라오스 여행을 소개해 준 친구가 바로 라오스 방갈로 초등학교를 돕고 있었죠"라며 첫 인연을 소개했다.
당시 여행팀에 학교 선생님들이 많아서 현지 학교를 방문했는데, 학교 환경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교문도 없고 물도 안나오고, 우리 60년대 정도의 수준이었다.백산 주식
결국 한국에서 가지고 간 의류와 학용품 등을 전달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신 대표는 "한국 와서도 막 눈에 밟히고 마음에 걸렸어요. 아이들 얼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떠올리며 '도왔으면 좋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이후 일사천리로 일이 추진됐다. 신 대표는 바로 SNS에 후원 결정을 올렸고, 한달에 커피값 한잔 가격인 50간접투자
00원씩만 10명 정도 모아서 현지에 보내게 되면서 후원은 시작됐다.
더욱이 SNS에 올리면서 뜻하지 않게 많은 호응이 이어졌고,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안 되겠다 싶어 만든 것이 바로 '라오스 방갈로 초등학교를 돕는 모임'의 시작이다. 법인 등록을 마치고 계속 후원했고, 처음에 1년에 한 번이던 봉사활동도 어느새 세 번으로 늘었다. 한국에서아시아주식시장
보낸 후원금은 학교에 물을 끌어왔고, 놀이터와 담장을 만들었다. 컴퓨터와 방송시설, 학용품 등으로 현실화됐다.



▲ '방갈모 한글학교 루랑프라방'의 전경. /인천일보DB


▲후원에서 학교 설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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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나 대유행은 신 대표로 하여금 또 다른 결심을 하게 한다. '물고기를 그냥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자'로 한 것이다.
이런 결심은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고, 대한민국의 국제 위상이 높아지면서 동남아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고, 주변에 많은 선생이 있는 것을 고려해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로 했다.
방갈로 초등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 주변에 가장 큰 도시인 루앙프라방에 학교를 만들기로 일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수천만원을 들여 건물을 임대해 한글학교를 열었다. 당연히 운영비가 부족했다.
매년 1~3명의 교사를 현지에 파견했다. 임금은 없었다. 단체에서 파견 교사들에게 해 준 것이라곤 여행자 보험과 현지 숙소 제공뿐이었다. 나머지 항공료와 생활비는 본인 부담이었지만 많은 교사들이 나서 주었다.
▲ 후원 벽돌 한 장 한 장으로 세운 신축 학교의 기적
비싼 돈을 들여 임대건물을 쓰다 보니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신 대표가 또 다시 일을 저질렀다.
"돈도 없고 하니 학교를 직접 건립하는 것은 어떨까"
곧바로 루앙프라방 번화가에서 떨어진 시골 골목길 맨 안쪽에 한 200평 정도 되는 땅을 샀다.
신 대표는 "일단 땅을 샀죠. 그냥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었죠. 계속 후원금을 모으면서 작년 11월부터 건축을 시작했죠"
건설 환경도 열악해 공기도 늘어나고 비용도 늘어났지만 우여곡절 끝에 올 상반기 학교는 완공됐다. 총 비용만 1억5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
모두 그냥 순수하게 회원들 또는 후원 회원들의 후원금으로만 충당했다.
한 명 한 명이 벽돌 한 장 한 장 사서 보냈고 결국 학교 건립이라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신 대표는 특히 기억에 남는 후원자로 제주 4·3 유족들로부터 받은 성금을 꼽았다.
"학교라고 해서 우리처럼 큰 규모는 아니고 교실 두 칸과 숙소가 있어요. 하지만 학교 앞마당에 커다란 야자수와 망고나무가 있는 굉장히 예쁜 학교죠"
"저 혼자 한 건 아니고 같이 회원들과 후원해주신 분들과 같이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참 놀라워요. 기독교식으로 얘기하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불교식으로 이야기하면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서 이런 일이 생겼구나 생각했죠"



▲ '방갈모 한글학교 루랑프라방'에서 한글교육 수업을 하고 있는 신현수 대표. /인천일보DB


▲"훌륭한 사람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방갈모 한글학교 루랑프라방'은 올해 3년째이다.
지금 2년제로 운영하고 있고 올해 2월에 1회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금 1, 2학년 합쳐서 한 30명 정도 공부하고 있다. 1학년은 월·수, 2학년은 화·목, 금요일은 학년 구분 없이, 또 졸업생까지 모여 한국어 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한글 토픽' 교실도 열고 있다.
지난 6월 현지 학교를 방문 했을 때도 수업이 한창이었다.
교실에는 라오스 국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고, 건강, 공부, 나눔을 담은 교훈도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 2월 겨울 봉사활동에서 한국에서 온 선생님들과 제자들이 함께 그린 대형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가고 싶어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선생님들을 보고 싶어요" 글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교실 한쪽 구석에는 작은 도서관을 꾸며 놓았다. 최근 인천평생진흥원에서 방문해 700-800여권의 책을 기증했다. 학교 교재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세종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오늘의 수업은 신현수 대표가 직접 나섰다.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짧게 얘기하는 한글 수업은 한 명 한 명에게 물어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곧 이어 "주말에 공원을 가요, 자전거를 타요, 쇼핑을 해요, 수영장에 가요" 등의 제자들의 대답이 이어졌다.
한국가요 '사랑으로' 노래 배우기는 신 대표가 직접 기타를 들고 나섰고, 답례로 학생들의 댄스 공연도 펼쳐졌다. 수업이 끝나고 모두가 즐거운 피자 파티로 마무리됐다.
이곳에서 만난 리페이허(라오스 수파누봉대학교 한국어학과 2학년)씨는 "방갈모 한글학교 와서 재미있고 한국 선생님들이 가르쳐서 정말 감사합니다"며 "작년 4월부터 이곳에서 한글공부를 시작했는데 매우 신나고 앞으로 계속 한국어 공부하고 대학 졸업하면 한국 인하대로 유학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신 대표도 "라오스 제자 중 한 명인 리페이허는 고등학교 3학년때 처음 만났고, 그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수파누봉대 한국학과에 갔죠. 한국에서 유학했으면 좋겠고, 다시 돌아와 후배들을 기르는 교수가 되기를 바라며 현재 가장 기대하는 제자 중 한명"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라오스 제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늘 얘기한다. 지금이야 조금 부유해졌지만 굉장히 가난한 나라였고, 더군다나 분단국가라는 것을. 부모들이 배고픔을 참으며 자식 공부를 시킨 그런 교육의 힘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신 대표는 "한국어든 영어든 중국어든 공부해 외국 나가서 공부하고, 다시 돌아와 라오스를 부강한 나라로, 또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데 내 제자들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면서 "학교 운영 교훈이 '건강한 사람, 공부하는 사람, 나누는 사람'입니다. 휼륭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한글학교를 만든 것은 아니죠. 다만 행복한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방갈모 한글학교 루랑프라방'에서 한글교육 수업을 하고 있는 신현수 대표. /인천일보DB


▲또 다른 꿈을 꾸는 '소년 신현수'
신 대표는 "지금 구체적인 꿈이 있다면 기숙사를 짓고 싶어요. 주변에 얘기했더니 기숙사 건립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그만하고 좀 쉬었다 하라며 손사래를 치죠"라며 "저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라오스 제자들 집에 가보면 너무 열악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죠. 요란하진 않아도 그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조그마한 기숙사를 꼭 짓고 싶어요"
신 대표가 라오스에서 큰 사고를 치면서 주변에서는 또 다른 일을 저지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신 대표가 라오스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학교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에 대해 신 대표는 "무슨 인연인지 모르지만 한국에도 제자가 많은데 라오스까지 제자를 수십명 만들어놓고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라며 "절대 다른 사업 벌이지 않고 우리 방갈모 한글학교에 제 남은 삶을 집중 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글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






▲ '라오스 방갈로 초등학교를 돕는 모임' 신현수 상임대표. /인천일보DB


신현수 대표는 한국에서 학교 교사로 30년 이상 근무를 하다 2000년도에 명예퇴직을 했다. 정년을 2년 정도 남겨 놓고 명퇴를 했는데 학교에 있을 때도 물론 제자들을 주로 가르쳤지만 시민운동을 지속해왔다. 또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을 당하기도 했으며, 문예운동도 오래동안 해오고 있다.
특히 인천지역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평화복지연대'라는 단체의 전신인 '평화와 참여로 인천연대'에서 10여 년 이상 상임대표를 지냈고, 인천문화재단에서도 4년 동안 이사로 활동했다.
지금은 '인천 사랑과 문화'라는 사단법인에서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번에 인터뷰를 하게 된 '라오스 방갈로 초등학교를 돕는 모임'에서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을 벗어나서는 '국제민주연대'라는 인권단체에서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글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