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청소년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단순한 적금이나 통장 출시를 넘어, 용돈 관리와 교통카드 충전, 게임형 미션 서비스까지 내놓으며 초·중등생 소비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0대 때 첫 계좌를 연 은행이 장기 주거래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청소년 전용 용돈관리 서비스 '우리틴틴'에 모바일 홈페이지를 신설했다. 앱 설치 없이 가입 신청이 가능하다. 가입 후 '우리WON뱅킹'으로 바로 전환해 쓴다. '틴틴교통'도 추가했다. 교통카드 충전과 잔액 조회를 지원한다. 부모는 우리WON뱅킹에서 자녀 교통카드를 직접 충전하거나 선물 신혼부부전세자금대출 은행 형태로 비용을 보낼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청소년 전용 플랫폼 '스타틴즈'를 운영 중이다. 휴대폰 본인인증만으로 가입한다. 전용 선불지갑 '포켓'을 통해 편의점·올리브영·다이소 등에서 5% 혜택을 준다. 이용 대상을 6세 이상으로 넓히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체험형 '아이부자 앱'으로 저축 습관을 돕는다. NH농협은행은 '올원 TEENZ 통장· 상담센타 적금'으로 미성년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시중은행은 청소년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용 서비스와 플랫폼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강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청소년 금융교육 프로그램 '드림웨이브'를 통해 경제 강의와 진로 멘토링을 연계해 제공한다. 단순한 금융 상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모의 투자와 예산 짜기 활동을 국민은행 중고차대출 경험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은행은 '다나눔데이'를 열어 지역 청소년에게 장학금과 금융 상담을 제공하고, 금융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이동점포 '위버스'(WeBUS)를 활용해 학교 현장을 찾아가는 금융체험교실을 열고 있다. 저축·용돈관리, 신용·부채,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실제 은행 창구 체험과 결합해 '보 삼성카드사 는 교육'에서 '하는 교육'으로 확장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본래 강점인 비대면 개설을 전면에 내세우며 청소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뱅크의 자녀 전용 서비스 '아이 통장'은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계좌 수 100만좌를 돌파했다. 부모가 직접 개설·관리할 수 있고, 최고 연 5% 금리의 '아이 적금', 아이 체크카드, '이자 받는 저금통' 등으 상가매매계약 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아이 적금'은 거래 실적 조건 없이 자동이체만 성공하면 누구나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12세 이상 청소년은 본인 명의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교통, 편의점, 온라인 결제 등 실생활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우리아이통장'과 '우리아이적금'을 선보이며 비대면 강점을 앞세운 전략을 강화했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통해 100%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고, 자녀 계좌 내역을 공유하거나 입출금 시 메시지를 남기는 기능까지 넣었다. 부모가 남긴 메시지를 자녀가 확인하고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기능도 탑재돼 가족 간 교감 요소를 강화했다. '우리아이적금'은 기본금리 연 3%에 자동이체를 설정하면 추가 4%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7%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며 매월 최대 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어 자녀 용돈 저축에 적합하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우리아이 사랑 먹이기' 이벤트를 열어 부모 고객이 참여하면 최대 1만2000원의 캐시백을 자녀 계좌에 적립해준다. 케이뱅크는 만 14~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알파카드'와 '머니미션'을 선보였다. 알파카드는 선불형 결제수단으로, 교통카드 충전 기능과 함께 결제 시 3의 배수 금액일 때마다 '별'이 적립된다. 청소년 고객은 이 별을 앱 내 '별 교환소'에서 올리브영, 다이소, 메가커피, 무신사, GS25, 배달의민족, 에이블리 등 인기 브랜드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 '머니미션'은 매일 미션을 수행하면 리워드가 쌓이고, 3000원 이상이 되면 현금처럼 출금할 수 있는 구조다. 성취감과 수집 요소를 결합해 금융을 놀이처럼 경험하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청소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첫 계좌를 통해 유입된 고객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같은 은행을 주거래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잘파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 주거래 은행이 더 일찍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관심사는 학업 성적(58%) 못지않게 앱테크(55%)와 용돈 마련(54%) 같은 금융 활동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부모와 조부모의 지원으로 자산 형성 시기가 빨라지고, 한 자녀에 소비력이 집중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금융권은 이러한 특성이 청소년 금융 경험을 앞당기고 장기 충성 고객으로 이어질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잘파세대는 부모·조부모의 지원으로 어린 나이부터 금융서비스를 접하는 세대"라며 "당장은 수익성이 낮더라도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20대가 부모님이 만들어준 첫 계좌나 대학 입학 때 발급받은 학생증 연계 계좌를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다"며 "만약 청소년이 본인 선택으로 은행 계좌를 처음 개설해 사용한다면, 성인이 된 뒤에도 그 은행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