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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유지돼 온 자유무역의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 관세’가 7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됐다. 이제 세계 경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미국 달러의 가치는 어떻게 변할까.
트럼프와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많은 사람은 이번 조치로 ‘달러 패권’이 약화할 것이라고 예상 또는 기대하고 있다. ‘관세를 올려 미국 무역적자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된다면,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트럼프 관세는 무모하다. 관세 상당 부분은 수출 기업이 아니라, 그 상품을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것은 경험으로 검증된 팩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관세가 장기적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6% 전주농협 , 임금을 5% 감소시킬 것이란 계산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주장은 달러 패권 약화론자들을 살짝 당황하게 만든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관세뿐 아니라 국내 감세, 규제 완화의 세 축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관세만으로는 중장기적으로 무역 상대국이 자국 통화 가치 오늘이나내일 하락을 유도하며 강한 달러를 만들어 미국이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지만, 미국 내 감세로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달러를 약세로 유도해 강달러 기조를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재정적자 확대는 관세로 인한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내국세 감세로 경제 성장을 이뤄, 그에 따른 세수 증가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념없는사람


미국 백악관이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율 수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올린 사진. 미국의 새 상호관세는 8월부터 발효된다. 백악관 X 캡처


이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여성창업자금 3축’은 상대국 처지에서 보면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내고, 별 경쟁력 없는 미국 제품과 무기를 무관세로 사야 하는 불공정 거래일 뿐이다. 하지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다. 도대체 무얼 믿고 트럼프는 이렇게 전 세계에 불공정한 질서를 강요할 수 있는가.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줄 책이 미국 경제 저널리스트 폴 블루스타인이 쓴 ‘킹 달 통신연체자 핸드폰개통 러’다. 책은 달러가 어떻게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통화로 성장했고, 또 중국 같은 신흥 강대국의 성장과 코인 같은 결제 대체 수단의 도전을 물리칠 것인지를 저널리스트답게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킹 달러’를 읽고 나면 상당수가 트럼프의 미국 일방주의가 적어도 당분간은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득될 것이다. 가장 강력한 근거는 미국이 달러 패권을 앞세워 자국 이익을 일방적으로 지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금본위를 바탕으로 한 미국 달러는 세계 유일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60년대 말 이후 무역적자 확대와 재정적자가 심각해지자 결국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1971년 달러의 금 태환 약속을 철회했다.
당시 재무장관이던 존 코널리는 “달러는 우리 통화지만, 그것은 당신들 문제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반면 저명한 경제사가 찰스 킨들버거는 “국제통화로서의 달러는 끝났다”고 예상했다. 결국은 코널리가 옳았다. 이후 오히려 달러 유통량이 늘면서 달러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특히 북한, 이란 등에 달러화 결제 금지를 골자로 한 경제 제제가 효과를 거두자, 달러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달러가 점점 강력해지는 것은 달러를 대체할 경쟁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에 대한 세계의 신뢰가 미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달러를 대체하기 힘들다. 스테이블 코인은 오히려 달러의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본다. 최근 발표된 스테이블 코인 관련 지니어스 법에 따라 미국 정부 인정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단기 국채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확고한 낙관론이 이 책의 약점이기도 하다. 해외 언론 서평들도 빨라지는 자본 이동 속도나 트럼프 정부 정책의 위험성 등을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도 이를 모르지 않는 듯 달러의 위상을 지키려면, ‘스파이더맨’의 격언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킹 달러·폴 블루스타인 지음·서정아 옮김·인플루엔셜 발행·504쪽·2만8,000원


정영오 논설위원 young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