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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우주는 경이롭다. 광활하고 복잡한 우주의 시공간 그 자체가 경이의 대상이다. 심연을 알 수 없는 우주를 규명하려는 인류의 도전 역시 경이롭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태양탐사선 ‘파커(Parker Solar Probe)’가 태양에 610만㎞까지 근접해 촬영한 태양풍 영상을 공개했다. 태양풍이 규명되면 우주선과 지구상 선박과 항공기의 안전 운행은 물론, 농작물 작황까지 개선될 수 있다.
파커는 놀라운 비행체다. 시속 62만2000㎞로 인간이 제작한 물체 중 가장 빠르다. 뜨거운 태양열을 견디지 못해 녹아내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근접 촬 은행금리전망 영 임무를 보란 듯이 수행해냈다. ‘태양을 스쳐 만지고도 살아남았다’라는 찬사도 이어졌다. NASA답다. 민간 차원에서 재사용 발사체로 돌풍처럼 나타나 민간시장을 지배하는 일론 머스크와 함께 NASA는 여전히 우주개발과 연구의 최첨병이다. 미국이 보여준 경이로운 성과는 혁신에서 나왔다.
미국뿐 아니다. 유럽과 중국이 미국을 바짝 뒤쫓고 있 주의하셔야 다. 혁신을 통해 우주개발의 속도를 내는 세계 각국과 달리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현실은 그저 답답할 뿐이다. ‘경이’는 커녕 경악할 판이다. ‘한국판 NASA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타고 우주항공청이 개청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오죽하면 ‘버려진 상태’라는 지적까지 나올까.
물론 개청 14개월 만에 가시적 성적을 거두기 어렵고 정 공동담보 권 교체라는 변수를 맞이했다는 옹호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뜩이나 뒤진 마당에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형국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어렵게 이뤄낸 사회적, 국가적 합의가 흔들리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갈등의 진원지는 정치권이다. 지난해 9월 ‘우주항공청 연구개발본부’를 대전에 신설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당시 야당 의원에 의해 발 하이창업스쿨 의됐다. 정권이 바뀌어 야당 입장이 된 옛 여당은 지난 6월 17일 정반대 방향의 법안을 내놨다. 대전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을 사천 우주항공청 인근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우주항공청 설치·운영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새 정부의 장관으로 입각한 여당의 다른 의원은 지난 6월 30일 우주항공청 산하에 우주개 학자금대출카드연체 발총괄본부를 설치하고 핵심 기능을 맡기자는 법률 개정안을 내놨다.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하나같이 효율적인 우주개발을 입법 취지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은 다르다. 우주항공청의 조직을 개편하되 주요 기능이나 산하 단체를 자기 지역에 두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반되는 입법안이 나오며 대전과 사천 간 지역 이기주의에 기반한 갈등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우리는 이미 지난 2023년 내내 이런 갈등을 경험한 끝에 어렵사리 조정을 이뤄냈다. 이견을 해소하고 국론을 통합해야 할 정치권이 거꾸로 묵은 지역 간 대립 구도를 끄집어내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지역 간 대립의 끝은 공멸이다.
이미지투데이
여야는 겉도는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공동 책임이 있다. 지난 정부 3년은 ‘2045년 5대 우주 강국’같은 거창한 말의 성찬만 있었을 뿐 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새 정부에서도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채 오히려 갈등만 증폭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물론 공당(公黨)인 두 정당의 개별 입법안에서도 수용돼야 할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정당의 이해관계나 명분보다 중요한 것은 행정의 지속성이다. 예측 가능한 정책이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창의력의 발산과 기술 및 경영 혁신, 고도 기술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우주항공청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놓고 오랜 시간을 소요한 뒤 우주항공청을 사천에 설치한다는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해냈다. 발효된지 1년 반도 안 되는 법률이라면 일단은 그대로 진행하는 게 순리다.
사천은 역사와 당위성도 있다. 1953년 첫 국산 항공기 ‘부활’호가 제작되고 비행한 곳, 기본훈련기(KT-1)와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경공격기(FA-50),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만든 곳이 바로 사천이다. 앞으로 30년 이상 우리 영공 방어를 책임질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를 개발, 양산을 앞둔 사천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고향이자 메카이며 도약대다.
항공우주는 미래다. 현재가 굳건해야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 시대의 화두인 혁신도 꿈과 열망이 모여지고 굳어져만 가능하다. 우리도 희망을 갖고 땀 흘려 경이로운 도전에 나설 때다. 혁신하고 도전하려면 우주항공청의 속을 알차게 채우는 게 순서다. 지속적인 혁신은 행정 조직과 정책의 일관성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태양이 주는 에너지는 결실과 생산의 원천이다. 우주항공산업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과일과 알곡의 속살을 여물게 하는 뜨거운 햇볕처럼 우주항공산업 발전이라는 결실을 향한 에너지원으로 바뀌기를 소망한다.
황태부 사천상공회의소 회장
한영일 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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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진원지는 정치권이다. 지난해 9월 ‘우주항공청 연구개발본부’를 대전에 신설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당시 야당 의원에 의해 발 하이창업스쿨 의됐다. 정권이 바뀌어 야당 입장이 된 옛 여당은 지난 6월 17일 정반대 방향의 법안을 내놨다. 대전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을 사천 우주항공청 인근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우주항공청 설치·운영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새 정부의 장관으로 입각한 여당의 다른 의원은 지난 6월 30일 우주항공청 산하에 우주개 학자금대출카드연체 발총괄본부를 설치하고 핵심 기능을 맡기자는 법률 개정안을 내놨다.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하나같이 효율적인 우주개발을 입법 취지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은 다르다. 우주항공청의 조직을 개편하되 주요 기능이나 산하 단체를 자기 지역에 두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반되는 입법안이 나오며 대전과 사천 간 지역 이기주의에 기반한 갈등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우리는 이미 지난 2023년 내내 이런 갈등을 경험한 끝에 어렵사리 조정을 이뤄냈다. 이견을 해소하고 국론을 통합해야 할 정치권이 거꾸로 묵은 지역 간 대립 구도를 끄집어내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지역 간 대립의 끝은 공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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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는 미래다. 현재가 굳건해야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 시대의 화두인 혁신도 꿈과 열망이 모여지고 굳어져만 가능하다. 우리도 희망을 갖고 땀 흘려 경이로운 도전에 나설 때다. 혁신하고 도전하려면 우주항공청의 속을 알차게 채우는 게 순서다. 지속적인 혁신은 행정 조직과 정책의 일관성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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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부 사천상공회의소 회장
한영일 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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