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성온라인 ╂ 바다이야기 백경 ╂㎬ 7.rec131.top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시장 전반이 거센 파고에 넘실 거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반등 조짐과 맞물려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은 뒤늦게 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한편으로는 금리 인하와 경기 부양이라는 또 다른 정책 기조로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는 줄이고, 금리는 내려라"는 엇박자 신호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빚 탕감'과 '배드뱅크' 설치 등 더없이 민감한 정책들이 정치적 명분 아래 추진되며, 금융의 안정성과 형평성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위·금감원 개편, 제4인터넷은행 신설 등 (주)해드림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예고되면서 우리 금융체계는 17년 만에 가장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데일리안은 '긴급 금융시장 점검' 기획을 통해 현 정부의 금융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파장과 그 실효성을 집중 점검한다. 금융 규제와 완화, 소비자 보호와 도덕적 해이, 혁신과 무분별한 확장 사이에서 정부와 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본다. 농협 대출 조건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금융감독체계 전면 개편을 예고하면서 2008년 금융위원회 출범 이후 17년간 유지돼 온 현행 체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각자 조직 개편에 대한 의견안을 국정기획위원회(국정기획위)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정책 일원화와 감독 독립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실익'을 둘러싼 자유적금이자계산기 논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출범한 국정기획위에서 향후 60일간 국정과제의 우선순위 및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금융부문은 경제 1분과가 담당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최근 국정기획위 산하 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에 제출할 의견안을 각각 마련했다. 금융위는 신중론을, 금감원은 조직 청약제도 변경 과 예산, 기능의 독립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체계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며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금융감독위원회를 해체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분리했다.
이와 함께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과 금융정보분석 기능을 금융위로 넘겨 국내 금융정책은 금융위가, 국제 금융정책은 기재부가 맡게 됐다. 금융 서민전세자금대출 감독정책은 금융위, 집행은 금감원이라는 이원 체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후 정책과 감독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감독 과정에서 도출된 제도 개선 요구가 금융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구조적 비효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 동일 조직 내에서 금융사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맡는 것에 따른 이해충돌 우려도 있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감독 기능을 금감원으로 통합시키는 방안이 논의 중에 있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독립기구(소비자보호원) 신설도 예상된다.ⓒ금융위원회


이에 역대 정권마다 반복돼왔던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이번에는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개편 논의의 핵심은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감독 기능을 금감원으로 통합시키는 방안이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독립기구(소비자보호원) 신설도 예상된다.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금융당국 개편을 내세운 바 있다.
특히 금감원을 축으로 하는 감독기구 강화는 더불어민주당이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개혁 과제 중 하나다.
무엇보다 현재는 180석 이상을 확보한 '여대야소' 국면이어서, 개편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이다.
실제로 국회에는 지난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금융위원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데, 여기에는 금감위를 신설하고 금소원을 금감원에서 분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경우 금융위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 해체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금감원은 감독정책권한을 확보해 '금융감독위원회'로 격상된다. 기재부는 세제와 거시경제, 국내·국제 금융정책까지 총괄하게 돼 '통합 재정경제부'의 모습이 된다.
이에 이번 논의는 자칫 금융위·금감원 간 기득권 다툼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 논의가 단순한 권한 배분이 아닌, 정책과 감독의 본질적 충돌을 줄이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금융행정의 본질적 목표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선진국들은 금융산업 진흥정책과 감독정책을 분리해 충돌을 방지한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에 혼재된 기능을 정리하면 소비자 보호 강화와 투명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소원이 신설될 경우 감독기관이 둘로 나뉘며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위기 대응 시 정책·감독 간 조율이 지연될 수 있다는 현실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17년 만의 구조 대수술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셈법보다 실질적 실익을 따지는 설계가 필요하다"며 "감독 효율성, 소비자 보호, 정책 조율 등 다면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