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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명절이 행복할 수 있지만, 다른 이에겐 그저 견뎌내야 하는 시간입니다."
24일 오후 1시께 광주 동구 대인동에서 만난 김모(59) 씨의 푸념이다. 뺑소니를 당해 병원 생활을 하다 지난해 7월 퇴원한 김 씨. 마땅히 지낼 곳이 없어 6㎡ 안팎 크기 대인동 '쪽방'을 소개 받았다고 한다. 작은 방 안에 화장대, 침대 등 살림살이 몇 들어서니 성인 2~3명 앉을 공간만 남았다. 바닥 곳곳에 라면, 햇반 등 식료품도 쌓여 목욕손타올 있었다.
쪽방촌은 말 그대로 '쪽방'이 모인 마을이다. 폐숙박업소 등의 방을 6㎡ 안팎씩 쪽 내서 비좁은 방 여러곳을 만든다. '달방'이라고도 불린다. 세면·취사·화장실 등 부대시설도 없다. 건물주·임대인은 대부분 따로 살아 건물 관리도 비교적 부실하다.
김씨는 그래도 큰 생활고는 없다고 한다. 지난해 대인동에 문을 연 인도금리인상 '쪽빛 상담소'와 '들랑날랑센터' 등에서 돌봄 서비스 등이 제공돼서다. 식료품도 받을 수 있고, 주민들과 잡담을 나누거나 식사를 하고 각종 프로그램에도 함께해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다가올 추석 연휴는 막막하다. 명절 동안 상담소·센터가 문을 닫아서다. 혼자 산 40년 동안 외로움은 다소 무뎌졌지만,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 한국고용정보원 게 돼 그들의 공백이 이젠 답답하다고 한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최장 10일. 괜히 외로움만 더 길어지는 셈이다.
김 씨는 "예전 주변 사람들 시골 내려갈 계획 세우고, 명절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앞에선 웃었지만, 집에 들어오면 혼자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거주민 오모(65) 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 씨는 파산폐지 입주 전 경기도에서 목수로 일했다. 나이가 들어 그만 뒀고, 1년 전 이곳에 입주했다. 가족과는 2~3년 전부터 떨어져 산다. 그래도 쪽빛상담소에서 상담도 받고, 보드게임을 하며 외로움을 잊고 있다. 다만 명절만큼은 힘들다고 한다. 오 씨는 "그냥 명절 같은 게 없었으면 한다. 혼자 있게 되니까…"라고 했다.
이같은 명절 기간 돌봄 공백 주택담보대출서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현재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등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일환으로 쪽방촌 거주민에게 식사·식료품 지원, 주거 공간 제공, 상담과 안부 확인 등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명절에는 돌봄 기관, 무료 급식소 등이 운영되지 않아 돌봄 공백이 생긴다.
관련해 동구 관계자는 "최근 식료품 지원이나 안심 돌봄 지원 등이 많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에 쪽방촌 거주자 분들을 포함 명절 기간 동안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돌봄 안전망'은 더 촘촘해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쪽방촌 거주자들뿐 아니라 성과만을 중시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돼 상처를 입으신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국가의 적극 개입을 통한 사전 예방·사후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편, '광주 비주거시설 거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내 주거급여를 받는 비주택시설 거주자는 총 936명이다. 이중 60.6%가 여관·여인숙에 산다. 구별 거주자는 북구·동구에만 80%다. 북구 480명, 동구 265명, 서구 114명, 남구 45명, 광산구 32명이다./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