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토큰증권공개(STO) 플랫폼 '소유' 운영사인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 한주형 기자


그동안 '건물주'라는 꿈은 소수의 특권으로 통했다. 특히 고가의 상업용 부동산은 자산가나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토큰증권공개(STO) 기반 조각투자가 등장하면서 투자 판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소액으로 건물의 지분을 나눠 갖고 배당과 가치 상승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이 있다. 바로 부동산 STO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이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경험이 자산이 되는 '공간 금융 신용불량자 급여압류 ' 생태계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부동산을 누구나 접근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계기로 2018년 루센트블록을 설립했다. 루센트블록은 국내 최 도시형 생활주택 기금 초로 부동산 조각투자 모델을 상용화했고, 2022년 시리즈A에서 170억원, 누적 34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부동산 조각투자는 고가의 상업용 자산을 증권화해 다수의 투자자가 소액으로 분산 소유하는 방식을 따른다. 기존 리츠나 펀드가 일괄적인 묶음 투자라면, 조각투자는 특정 건물 단위로 직접 참여할 한통화 단박대출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루센트블록은 호텔, 팝업스토어, 오피스 등 다양한 자산을 발굴해 '소유'를 통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안국동 다운타우너, 성수동 코오롱타워,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등 총 11개 부동산(261억원 규모)을 상장했고, 매번 완판을 기록했다. 허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기보다 건물 브랜드 할인 한우리대부 권, 오프라인 주주총회, 매출 연동 배당금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투자자가 공간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가치를 공유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신선한 투자 방식 덕분에 젊은 세대 이용자가 많다. 가입자 50만명 가운데 70%가 20·30대이고, 여성 비율도 40%에 이른다. 허 대표는 "MZ세대는 올크레딧 단순히 수익만을 좇기보다는 경험과 참여를 중시한다"며 "실제로 자신이 투자한 건물을 방문하고, 투자가 상권의 발전과 연결되는 과정을 몸소 겪으면서 새로운 재태크 문화를 향유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허 대표의 이목은 플랫폼의 안정성 제고와 제도권 편입에 쏠려 있다. 회사는 신탁사, 증권사, 예탁결제원 등과 협력해 자산을 수익·증권화하고, 예치금은 계좌관리기관인 하나증권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거래 시스템으로 위·변조를 차단하는 동시에,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맞춘 최초의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구조를 도입했다. 올해 창업 8년 차를 맞은 루센트블록은 이제 조각투자 유통을 전담하는 투자중개사로 제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으면 내년 초에는 혁신금융 서비스 사업자를 졸업하고 정식 금융투자사로 전환하게 된다. 허 대표는 "국내 최초의 조각투자 거래소로 전환되는 만큼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크다"며 "그동안 부동산 투자의 문턱을 낮췄듯 앞으로는 누구나 다양한 투자 상품을 경험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10곳 중 9곳 이상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루센트블록의 본사는 대전이다. 허 대표는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이 서울 강남이나 판교에 있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충분히 1000만명 규모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이 정도의 번거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루센트블록은 단순히 부동산 STO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소유의 방식을 재정의하는 기업'"이라며 "부동산에 한정됐던 조각투자 영역을 음원, 예술품, 채권, 항공기 엔진 등으로 확장해 '통합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이를 통해 포용적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