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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지하수를 쓰니까 괜찮다고 말하고 싶지만, 가뭄을 생각하면 손님을 오라 할 수도, 오지 말라 할 수도 없네요."
17일 강원 강릉시 강동면 한 호텔에서 만난 이선종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극심한 가뭄 속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지역 숙박업계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에 속한 숙박업소는 550여곳이다.
이들 중 20%는 상수도를 통해 물을 공급받고 나머지는 지하수를 함께 이용한다.
정화조용량 특히 대형 숙박시설의 경우에는 시 정책에 따라 제수변(밸브)를 부분적으로 잠그고 있다.
하지만 업계가 느끼는 큰 타격은 물 부족이 아니라 '사라진 손님'이다.
추석 연휴 같은 대목을 앞두고도 예약 문의조차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씨는 "작년 이맘때는 주말이면 방이 다 찼는데 지금은 투숙률이 5∼10% 수 파산법원 준"이라며 "사실상 80∼90%가 줄었다"고 말했다.



소나기 내렸으면 [연합뉴느 자료사진]


숙박업소들은 손님이 없어도 객실 청소와 관리에 드는 인건비와 고정비를 감당해야 한다.
이씨가 운영하는 호텔 집담보대출금리 만 해도 직원 인건비로 매달 1천만원가량이 들어가는데, 매출이 바닥을 치면서 충당이 어려워졌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직원 고용은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은 절박하지만, 업주들은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도 없다.
강릉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인 누들 축제와 커피 축제 등도 잇따라 금융소외계층 취소되고, 관광객들도 재난을 겪고 있는 강릉에 놀러 가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가뭄에 강릉 여행을 가도 될까요?' '추석 때 강릉 여행 괜찮을까요?'라는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일부 업소들은 손님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물 사정을 묻는 당일개인급전 경우에만 "지하수를 쓰니 괜찮다"고 조심스레 설명한다.
가뭄은 숙박업뿐 아니라 외식업, 목욕업 등 물을 쓰는 모든 업종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씨는 "우리 마음 같아서는 손님들에게 많이 오시라 하고 싶지만, 공개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며 "나중에 인건비라도 일부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한다.
한편 가뭄 장기화로 숙박업 등 지역 경제 전반이 침체한 가운데 강릉시청은 제한 급수 대상인 대수용가(저수조 100t 이상 보유)임에도 대상에서 제외돼 비판받고 있다.
아울러 시민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일회용품 사용 제한과 정수기 폐쇄 등 물 절약에 나섰지만, 시청은 정부의 재난 사태 선포 이후에야 청사 내 절수 조치를 시행했다.
시청의 경우 당초 제한 급수 대상에 포함됐으나, 구내식당과 민원실 운영 등으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지적이 이어지자 시는 화장실 세면대, 탕비실 싱크대 수전, 비데 이용을 제한하는 등 절수 조치를 강화해 실시하고 있다.



강릉시청, 정수기 사용 제한 [촬영 류호준]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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