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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윤호 인턴기자 = "기술 발전이 이럴 땐 좋다" vs "역겹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사망한 스타들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부활시키는 작업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영상·음원에서 AI를 통해 죽은 스타들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이어지면서 '그리웠다'며 반색하는 목소리와 '섬뜩하다'며 불쾌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부딪힌다.
눈물로 떠나보낸 스타를 그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 좋다는 환영과 고인의 영면과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공존하는 가운데 'AI 윤리' 논쟁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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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부활한 오지 오즈번과 프레디 머큐리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사망한 '헤비메탈의 제왕' 오지 오즈번은 앞서 하늘로 떠난 다른 팝스타들과 함께 깜짝 부활했다.
영국 가 서민금융 수 로드 스튜어트가 최근 공연에서 오즈번에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라는 노래를 헌정하면서 무대 배경 화면으로 젊은 시절의 오즈번이 마이클 잭슨·프레디 머큐리·프린스·티나 터너·밥 말리 등 앞서 사망한 팝스타들과 환하게 웃으며 셀카를 찍는 AI 제작 영상을 띄운 것이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스타들이 '짱짱'했던 젊은 모습 청약예금 으로 스크린에 '구현'된 것은 놀라움을 전해줬지만 비판에 직면했다.
레딧 이용자 'sle***'은 "역겹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it's gross and he should be embarrassed to have done it)라고 썼다.
또 'arr***'은 "가장 화나는 점은 오지 오즈번이 만난 적도 없고, 심 군미필대학생추가대출 지어는 알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아티스트들을 AI를 사용해 붙여 놓았는다는 것"(The most offensive part is using AI to paste Ozzy in with artists he never met and in many cases likely had no knowledge of)이라고 비판했다.

비상장

2008년 배우 이안 홈의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는 2020년 작고한 배우 이언 홈이 AI로 부활해 등장했다. 유가족의 동의 아래 진행된 작업이었지만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은 홈이 앞서 1979년 원조 '에이리언'에 출연했던 것을 기리고자 그를 AI로 출연시켰다고 밝혔으나, 일부에서는 기괴하다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유튜브 이용자 'use***'은 "가족이 본인도 아닌데 본인의 의사를 어떻게 알겠느냐"며 "본인이 가진 생전의 이미지는 본인이 결정하고 기억될 권리가 있다"고 적었다. 'dha***'도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사후의 상황에서 다른 이미지를 타인이 만들어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스타그램 이용자 'oho***'는 "유족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인간으로 외계인을 만드는 실험을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썼다.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에서는 2022년 사망한 코미디언 송해가 2023년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1회에서 부활했다. 젊은 송해가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모습을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재현했다.
당시 JTBC는 "1994년의 '전국노래자랑' 영상을 모아 AI를 학습시켰고, 각고의 노력을 거쳐 송해 선생님을 다시 무대 위에 세웠다"며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한 국민 MC로 남아 있는 그를 재현해 시청자들과 그 그리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기술이 되살린 송해의 모습은 화제가 됐다.
그러나 "고인을 가지고 돈벌이를 그만하자. 저세상에 간 사람을 조용히 영면하도록 하는 것이 고인을 위한 길"(네이버 이용자 'rok***'), "고인의 모습을 복원한 수준이 떨어져 어색하고 오히려 민망해 보였다. 조금 더 신경써 완성도를 높였으면 좋았을 것"('min') 등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듀스' 故김성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수 이현도가 그룹 듀스의 30주년을 기념, 1995년 사망한 동료 김성재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4집 앨범을 제작해 올해 말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발매곡이 아닌 AI를 통한 목소리 생성에 여론은 엇갈린다.
네이버 이용자 'mel***'는 "듀스는 케이팝의 원조이자 역사다. 과거의 유산을 AI로 복원하는 건 실험이 아니라 문화적 계승이다. 김성재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진다면, 그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기적이다"라고 환영했다.
"AI로 복원한 김성재의 목소리가 궁금하다, 듀스다운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다"(엑스(X·구 트위터) 이용자 'chi***')·"기술 발전이 이럴 땐 좋다"(인스타그램 이용자 'ves***')·"생각만 해도 두근두근~기대됩니다~!"(네이버 이용자 'y73***') 등 기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반면 불편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네이버 이용자 'su_***'는 "글쎄 이건 옳지 않은 거 같다. 우리가 옛 기억의 향수로 좋아하는 거지 AI가 부른다고 좋아할 것 같으면 고 김성재의 의미도 퇴색되는 게 아닐까? 이건 다른 인격. 목소리의 리메이크랑은 다른 거다"라고 지적했다.
엑스 이용자 '김**'은 "사람들이 과거의 것을 과거의 방식으로 즐기고 추억하는 힘을 점차 잃어가는 것 같다"고 썼다.
"미공개 데모 발굴이 아니라 AI로 통째로 만들어내는 것이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스레드 이용자 ham***)·"망자를 이용해 수익은 내지 않았으면"(유튜브 이용자 'tig***') 등의 반응도 있다.



혼성그룹 거북이 터틀맨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2020년 엠넷은 고인이 된 가수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AI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을 방송했다. 김현식과 혼성그룹 거북이의 멤버 터틀맨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하고 홀로그램을 제작해 무대를 구성했다. 그러나 상업성을 배제한다는 이유로 해당 음원은 발매되지 않았다.
반대로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는 AI 기술 덕에 2023년 11월 신규 음반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을 발매할 수 있었다.
'나우 앤드 덴'은 1980년 사망한 존 레넌이 1977년 피아노 반주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어 녹음한 미완성 데모곡을 바탕으로 한다. AI를 활용해 레넌의 목소리를 피아노 음에서 추출해 분리하고 여기에 현존 멤버인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의 연주·코러스를 더해 완성했다. 이 앨범으로 비틀스는 지난 2월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록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래퍼 드레이크는 지난해 래퍼 켄드릭 라마와의 디스전 중 발표한 곡에서 1996년 총격으로 사망한 래퍼 투팍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했다가 투팍 측의 항의를 받고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2023년 11월 비틀스 '나우 앤드 덴' 앨범 배너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과 사용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깊은 논의와 가이드라인 설정을 주문했다.
이세영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AI 복원이 단순히 고인과의 이해관계자나 유족의 동의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논의가 필요하다"며 "사회적으로 애도할 대상인 고인을 상업적으로 활용해 죽음을 다시 소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불편함이 충분히 생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모나 문화적 보존을 위한 목적과 상업적 이익을 위한 목적이 명확히 구분돼야 하며, 현재의 저작권이나 초상권 등을 넘어서는 디지털 사후 권리에 대한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2014년 사망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생전에 2039년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새로운 영화와 광고, 홀로그램 등에 삽입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한 바 있다.
고삼석 동국대 AI융합학부 석좌교수는 "AI를 통해 복원된 고인이 하지 않았던 발언과 활동이 진행될 경우 살아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복합적인 감정이 작용할 수 있다"며 "고인을 추억 속에 간직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AI를 통한 복원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족 및 팬의 동의와 지적재산권 활용에 대한 합의뿐만 아니라 감정과 정서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도헌 음악평론가는 "AI를 통한 음원 제작이 세계적으로 낯선 시대는 아니다"라면서도 "AI 음원이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상황에서 음원 수익 배분 등 제도적인 측면은 아직 완벽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의 발전을 통해 AI 음원의 사례는 증가하고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수익이 되고 화제가 되는 측면을 넘어 윤리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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