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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웹예능 '핑계고'의 스핀오프 '풍향고' 1화 가운데 갈무리.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뜬뜬.



숏폼이 대세가 된 시대, 유튜브에서 롱폼 예능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웹예능 '핑계고'의 스핀오프 콘텐츠인 '풍향고'가 큰 화제를 부르며 유튜브 롱폼 예능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이끌고 있다.

'풍향고' 시리즈는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뜬 미국직수입 뜬'의 웹예능 '핑계고'에서 파생된 여행 예능 콘텐츠이다. 어플을 사용하지 않는 '노 어플 여행' 콘셉트의 '풍향고'에는 유재석, 황정민, 지석진, 양세찬이 출연했다. '풍향고'는 1시간 40~50분 분량의 롱폼 포맷임에도 24일 기준 1화 1076만 회, 2화 804만 회, 3화 588만 회, 4화 36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네 회차를 합치면 약 농협서민대출 2800만 회 조회수가 나온 것이다. 2시간20분 분량의 '핑계고' 연말 시상식 콘텐츠는 조회 수 416만 회를 기록했다.



▲웹예능 '핑계고'의 스핀오프 '풍향고' 1화 가운데 갈무리.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뜬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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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고' 등의 성과는 디지털 생태계가 숏폼 콘텐츠 위주로 흘러갈 거란 예상 속에 롱폼 예능의 가능성을 다시 대두시켰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이 굉장히 복합적이어서 숏폼이나 롱폼 둘 중 어느 한쪽으로만 간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을 전제로 “시청자에겐 두 가지 수요가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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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노 소장은 “생각보다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하는 시청자는 연령대가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재석이나 신동엽 등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의 '톱 MC' 출신들이 자신의 유튜브를 개설해 지상파에서 했던 예능과 유사한 포맷의 예능을 선보이고, 이들이 진행하는 지상파 예능을 보던 연령대가 유튜브에서도 익숙한 예능을 보고 있다는 디딤돌대출 해석이다.
노창희 소장은 “방송 같은 경우에는 유재석이나 신동엽 같은 인지도 높은 MC를 쓰기에 이제는 제작비 문제도 있고, 그런 MC를 쓴다고 무조건 수익이 나는 구조도 아니다”라며 “유튜브의 경우 조회수가 나오면 수익이 나오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어 “이미 한국에서는 방송사들이 유튜브와 IP를 공유하고 있다. 뉴스 역시 모두 유튜브로 볼 수 있고 지상파와 유튜브가 협업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확립되면서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유튜브, 지상파, OTT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웹예능 '핑계고'의 스핀오프 '풍향고' 1화 가운데 갈무리.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뜬뜬.



다양한 플랫폼에서 너무나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롱폼과 숏폼의 구분은 크게 상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롱폼과 숏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콘텐츠는 재미만 있으면 길이나 플랫폼은 상관 없다”라며 “나영석 PD가 만드는 콘텐츠도 대부분 롱폼이고 '피식 대학' 등의 포맷도 롱폼이지만 길이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 또한 '지상파 포맷'이 유튜브로 옮겨 가는 추세를 짚으면서도 “(유튜브 콘텐츠는) 오히려 지상파에서 곁들였던 곁가지들을 모두 쳐내고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나 관계를 깊게 들어가는 것에 집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롱폼 콘텐츠가 기존 방송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성민 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롱폼의 수요는 여전하다. 방송이 하던 기능 중, 방송이나 라디오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있다”며 “방송가가 어려워지면서 '루즈'하게 느껴지는 기능들은 유튜브로 넘어가고 있다. 라디오와 TV 중간 정도되는 기능은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들이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