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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실수로 입만 반듯했다. 일 그가 없었다.흩어진 도마의 유산들… ‘독립’은 오지 않았다
道·광복회 경기지부·동북아평화재단 주도
115년 만에 ‘장탄일성 선조일본’ 국내 반환
죽음 앞두고도 흔들림 없는 역사관 느껴져
日 류코쿠 대학에 있는 ‘독립’ 귀환도 염원
특유의 기개와 굽히지 않을 항일의지 담겨


80번째 광복의 기쁨을 맞기 하루 전날, 경기도엔 큰 뉴스가 있었다. 경기도·광복회 경기지부·동북아평화재단이 주도해 안중근 의사의 유묵 ‘長歎一聲 先弔日本(장탄일성 선조일본)’ 국내 반환을 성사시켰다는 것이었다. 경기도 등이 비공개로 추진해온 ‘광복 80주년 기념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 저금리전환대출 의 한 축이 완성됐다는 희소식.

이미 경기도 곳곳엔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이 새겨져 있다. 미처 돌아오지 못한 채 흩어져있는 그의 흔적들이 온전히 귀환해야, 광복의 기쁨도 오롯이 완성될 수 있을 터다.
■ 115년 만에 귀환한 유묵, 어떤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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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 경기도와 광복회 경기지부는 ‘광복 80주년 기념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북아평화재단과 함께 유묵 국내 반환을 추진, 성사시켰다. /경기도 제공


안 의사가 생전에 남긴 유묵은 많게는 농가소득 200여점으로 추정된다. 한 획 한 획에 조국 독립의 필연, 의지,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한 동양 평화론을 저마다 눌러 담았다. 때로는 주변의 부탁을 받아 고사에 등장하는 글귀를 적기도 했다.
이번에 국내로 귀환한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뜻이다. 안 의사가 1910년 중국 뤼순 아파트전세자금대출조건 감옥에서 순국하기 전인 3월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폭 41.5㎝, 길이 135.5㎝에 이르는 명주천에 썼다. 유묵 왼쪽 아래엔 손도장과 더불어 ‘동양지사 대한국인 안중근’이라고 적혀있다.
당시 뤼순 감옥과 재판부를 관장하는 일본 관동도독부 고위 관료의 부탁을 받아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내용을 전한 것이다. 경기도 신한은행 월복리 는 이에 대해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림 없었던 안 의사의 기개와 역사관, 세계관이 담긴 작품”이라며 “항일 투쟁의 결정체이자 안 의사의 동양 평화 사상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유묵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지난 2000년이다. 관료의 후손이 이를 간직하고 있었는데, 국내 반환을 성사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려 25년이 걸린 일. 협상에 협상을 거듭한 결과물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독립’. 국내에 몇 차례 전시된 적 있지만 현재 일본에 있다. 경기도와 광복회 경기지부는 ‘광복 80주년 기념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당 유묵의 귀환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장탄일성 선조일본’의 귀환을 ‘광복 80주년 기념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의 한 축이 완성됐다고 표현한 것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유묵이 있어서다. ‘獨立(독립)’이다. 국내에서도 몇 차례 전시됐던, 그의 대표 유묵 중 하나다. 특유의 힘과 기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두 글자엔 어떻게도 굽혀지지 않을 독립의 의지가 묻어나 있다. 왼쪽 아래엔 손도장, 그 위엔 ‘대한국인 안중근’이 적혀있다.
유묵은 1910년 2월 뤼순 감옥에서 쓰인 것이다. 간수였던 시타라 마사오가 간직하고 있었다. 이후 시타라의 후손이 일본 류코쿠 대학에 위탁했다. ‘독립’의 귀환을 추진하는 게 ‘광복 80주년 기념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의 완성격이라는 게 경기도·광복회 경기지부 설명이다.
처음 도에 ‘독립’ 반환 추진을 제안한 것은 광복회 경기지부다. 이에 대해 광복회 경기지부는 “경기도는 자체 독립기념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상징물로 어떤 유물이 적합할지 고민하던 중 안 의사 유묵 중 항일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나있는 ‘독립’을 떠올렸다. 도가 이를 받아들여 이른바 ‘반환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라며 “80번째 광복의 기쁨을 맞는 순간에도 ‘독립은 연합국의 선물’ 같은 이상한 얘기가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숭고한 항일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독립’의 조속한 귀환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 안중근의 흔적들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욕보동양 선개정략 시과실기 추회하급(欲保東洋 先改政略 時過失機 追悔何及)’. /석주선기념박물관 제공


안 의사의 유묵은 경기도 곳곳에 있다. 대부분 국가 보물로 지정돼 원본이 상시 공개되진 않고 있지만, 획 하나하나에 담긴 혼과 의지가 각 지역의 정신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유묵이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欲保東洋 先改政略 時過失機 追悔何及(욕보동양 선개정략 시과실기 추회하급·동양을 보존하려면 먼저 정략을 바꿔야 한다. 때가 지나고 기회를 놓치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다. 1910년 3월 안 의사 순국 전, 뤼순 감옥의 의사였던 오리타 도쿠가 부탁해 작성한 것으로 그의 조카인 오리타 간지가 1989년 단국대학교에 기증했다.
이후 1991년 7월 해당 유묵은 보물 제569-21호로 지정됐다. 안 의사는 동양 평화론을 주창한 사상가이기도 했는데, 이 유묵은 안 의사의 동양 평화에 대한 염원과 독립에 대한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보관돼 있는 안중근 의사 유묵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빛을 담은 항일 유산’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주식회사 태인·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에도 안 의사 유묵이 있다.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으로, 1910년 3월 뤼순 감옥의 간수과장이던 기요타에게 써준 것이다. 해당 유묵은 2017년 4월 경매에 나왔는데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낙찰받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했다. 지난 2022년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지난 4월엔 이 회장의 배우자인 구혜정 여사가 안 의사 유묵 중 처음으로 공개된 ‘녹죽(綠竹)’을 낙찰받기도 했다. 구 여사 측은 해당 유묵과 ‘일통청화공’을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빛을 담은 항일 유산’ 특별전에서 선보인다.



구리시의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 유묵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 순국 사흘 전인 1910년 3월 23일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리시 제공


순국 사흘 전인 1910년 3월 23일 쓰인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데서 근심이 생긴다)’는 구리시에 거주하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데, 지난 2022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시는 홈페이지 등에 지역의 국가 유산 중 하나로 해당 유묵을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황금 백만냥도 자식 하나 가르침만 못하다)’ 등 안중근의사숭모회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묵 상당수가 현재 파주 지역에 보관돼있다. 이들 기관이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 있는 수장고를 빌려 사용하고 있어서다.
80번째 광복의 기쁨 속에도 과연 우리는 오롯이 독립의 봄을 이뤘는지 되묻는다. 115년 전,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한 청년의 글씨가 지금 이 순간 유독 큰 울림을 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은 아닐까.
※독자 퀴즈 이벤트



‘항일의 기억 광복의 기쁨’을 애독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정답을 맞히신 분들 중 10분을 추첨해, 소정의 음료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여는 9월 7일까지입니다. 정답은 9월 9일자 지면 등에 공개됩니다.)
Q. 안중근 의사의 유묵 중 경기도와 광복회 경기지부가 현재 국내 반환을 추진 중인 유묵으로, 현재 일본 류코쿠대가 기탁받아 보관 중인 이 유묵은 무엇입니까.
QR코드를 통해 퀴즈에 참여해주세요



/강기정·김태강 기자 kanggj@kyeongin.com